오늘 저녁은 와이프가 퇴근길에 장을 보러 들렀다가 오징어가 좋아 보여 한 마리 사 오면서 정해졌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인 오징어볶음이다.
싱싱한 오징어에 양파와 당근, 버섯을 넉넉히 넣고 볶으면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매콤하게 만들어 소면을 곁들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자연스럽게 소주 한잔이 떠오르는 저녁 메뉴가 된다.
우리 집은 아이들이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두 가지 음식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기본 양념으로 먼저 볶은 뒤 아이들 몫을 한 접시 덜어내고, 남은 오징어볶음에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를 더해 어른용으로 마무리했다.
팬 하나로 아이들용과 어른용을 함께 해결한 셈이다.

소면을 곁들여 더욱 푸짐하게 즐긴 아내표 매콤한 오징어볶음
오징어볶음 재료
레시피는 와이프의 실제 조리 과정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 재료 | 사용한 양 |
| 손질 오징어 | 큰 것 1마리 |
| 양파 | 큰 것 1개 |
| 대파 | 약 1~1½대 |
| 당근 | 1/2개 |
| 새송이버섯 | 1개 |
| 다진 마늘 | 2큰술 |
| 진간장 | 4큰술 |
| 설탕 | 1큰술 |
| 고춧가루 | 약 3큰술 안팎 |
| 청양고추 | 2개 |
| 식용유 | 적당량 |
| 참기름 | 적당량 |
| 통깨 | 넉넉하게 |
| 소면 | 어른이 먹을 만큼 적당량 |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는 처음부터 모두 넣지 않았다. 아이들이 먹을 순한 오징어볶음을 먼저 덜어낸 뒤, 남은 양에 추가해 어른용 매운맛을 맞췄다.
1. 오징어와 채소 손질하기
오징어는 내장과 먹지 못하는 부분을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
몸통 안쪽에는 칼집을 넣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칼집을 넣으면 양념이 조금 더 잘 배고, 볶았을 때 모양도 먹음직스럽게 잡힌다.
채소도 미리 손질했다.
양파는 너무 얇지 않게 썰고, 당근은 반달 모양으로 잘랐다. 새송이버섯은 길쭉하게 썰고 대파와 청양고추는 어슷하게 준비했다.

깨끗하게 손질한 오징어와 양파·당근·새송이버섯·대파·청양고추
오징어볶음은 조리를 시작하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채소와 양념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편하다.
2. 센 불에서 오징어 먼저 볶기
팬을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손질한 오징어를 넣었다.
오징어볶음은 약한 불에서 오래 익히면 물이 많이 생기고 식감도 질겨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센 불을 유지하며 빠르게 볶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센 불로 달군 팬에 손질한 오징어를 넣고 빠르게 볶는 과정
오징어가 익으면서 투명했던 살이 점차 불투명해지고 칼집을 넣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3. 간장·설탕·다진 마늘로 기본양념 만들기
오징어가 어느 정도 익으면 진간장을 넣었다.
여기에 설탕과 다진 마늘을 넣고 센 불에서 계속 볶아준다. 간장 양념이 팬에서 끓으면서 오징어에 짭조름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배기 시작한다.

볶은 오징어에 진간장과 다진 마늘, 설탕을 차례로 넣는 모습
다진 마늘을 넉넉히 넣으니 오징어 특유의 향을 잡아주면서 양념 맛도 더 진해졌다.
4. 고춧가루와 준비한 채소 넣기
기본양념이 오징어에 어느 정도 배면 고춧가루를 넣고 골고루 섞었다.
이 단계에서는 아이들도 먹을 수 있도록 매운맛을 너무 강하게 만들지 않았다. 고춧가루도 처음부터 전부 넣기보다 기본적인 색과 맛을 낼 정도로 조절해 넣었다.
양념이 오징어에 고르게 묻으면 손질해둔 양파와 당근, 새송이버섯을 넣었다.

고춧가루로 기본양념을 한 뒤 양파·당근·새송이버섯을 넣어 볶는 과정
채소를 너무 오래 볶으면 물이 많이 생길 수 있어 센 불에서 빠르게 섞어줬다. 양파는 부드러워지면서 단맛을 더하고, 새송이버섯은 오징어와는 또 다른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준다.
5. 아이들이 먹을 순한 오징어볶음 먼저 덜기
오징어와 채소가 충분히 익었을 때 청양고추와 매운 고춧가루를 더 넣기 전에 아이들이 먹을 양을 먼저 덜어냈다.
통깨를 넉넉하게 뿌려주니 아이들용 오징어볶음 한 접시가 먼저 완성됐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색은 붉지만 매운 재료를 추가하기 전이라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아이들이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고 해서 매번 완전히 다른 음식을 만들면 준비하는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이렇게 기본 조리까지 함께한 뒤 중간에 덜어내면 팬 하나로 두 가지 맛을 만들 수 있어 훨씬 편하다.
6. 남은 오징어볶음은 어른용으로 맵게
아이들 몫을 덜어낸 뒤에는 남은 오징어볶음에 고춧가루를 추가했다.
여기에 어슷하게 썬 청양고추와 대파도 넣어 와이프와 내가 먹을 어른용으로 맛을 바꿨다.
순했던 양념에 청양고추의 칼칼함과 고춧가루의 매콤한 맛이 더해지면서 같은 팬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오징어볶음이 완성돼갔다.
오징어볶음과 함께 먹을 소면도 별도의 냄비에 미리 삶아 준비했다.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대파를 추가해 어른용으로 볶고 소면을 준비하는 과정
오징어볶음 양념에 소면을 비벼 먹으려면 팬에 양념이 너무 바싹 졸아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오징어에서 나온 국물이 살짝 남아 있어야 소면에도 양념이 잘 묻는다.
7.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
오징어와 채소에 매운 양념이 고르게 배면 마지막으로 통깨를 넉넉하게 뿌리고 참기름을 둘렀다.
참기름은 오랫동안 볶기보다 불을 끄기 직전이나 조리를 마친 뒤 넣어야 고소한 향이 더 잘 살아난다.

매콤하게 볶은 오징어에 통깨와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하는 모습
팬에서 올라오는 매콤한 냄새를 맡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냉장고에 있던 소주가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볶음을 만들어줬는데 소면까지 준비됐으니, 이날 저녁은 밥만 먹고 끝내기에는 조금 아쉬운 구성이었다.
순한 아이들용과 매콤한 어른용 완성
어른용 오징어볶음은 넓은 접시에 삶은 소면과 함께 담았다.
매콤한 양념이 오징어와 채소에 잘 배었고, 칼집을 넣은 오징어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소면에 양념을 골고루 비벼 오징어와 함께 먹으니 예상했던 것처럼 소주 안주로도 잘 어울렸다.
아이들용은 청양고추와 매운 고춧가루를 더 넣기 전에 따로 덜어냈다. 같은 오징어볶음이지만 아이들은 순한 버전으로, 어른들은 칼칼한 버전으로 즐길 수 있었다.

소면을 곁들인 매콤한 어른용과 청양고추를 넣지 않은 순한 아이들용 오징어볶음
퇴근길에 좋아 보이는 오징어 한 마리를 사 온 것이 이렇게 가족 모두가 맛있게 먹을 저녁 메뉴가 됐다.
아이들은 맵지 않은 오징어볶음으로 밥을 먹고, 와이프와 나는 매콤한 오징어볶음에 소면을 비벼 소주 한잔을 곁들였다.
밖에서 거창한 메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와이프가 직접 만들어준 덕분에 이날 저녁은 꽤 만족스러웠다.
역시 오징어볶음은 밥반찬으로 먹어도 맛있고, 소면과 소주를 곁들이면 더 반가운 메뉴다.
조리 순서 간단 정리
- 오징어를 깨끗하게 손질하고 칼집을 넣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양파·당근·새송이버섯·대파·청양고추를 손질한다.
- 센 불로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오징어를 빠르게 볶는다.
- 진간장·설탕·다진 마늘을 넣어 양념이 배도록 볶는다.
- 고춧가루를 넣고 섞은 뒤 양파·당근·새송이버섯을 넣는다.
- 아이들이 먹을 양을 먼저 덜어 통깨를 뿌린다.
- 남은 팬에 고춧가루·청양고추·대파를 추가해 어른용으로 볶는다.
- 통깨와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 삶은 소면과 함께 담아낸다.
오늘 요리의 핵심
오징어는 센 불에서 짧게 볶아야 질겨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아이들과 어른의 매운맛 취향이 다를 때는 처음부터 두 팬으로 따로 만들기보다, 기본양념으로 함께 조리한 뒤 아이들 몫을 먼저 덜어내는 방법이 편하다.
또 어른용에는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추가하고 소면을 곁들이면 밥반찬과 술안주를 한 번에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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